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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600미터> 등반 동기, 예고된 비극, 등반 안전 수칙

by OMFW 2024.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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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27시간의 뒤를 잇는 스릴 폭발 영화를 소개하겠다. "폴 600미터"는 600미터 높이의 버려진 TV 탑 꼭대기에 갇힌 두 친구의 아슬아슬한 이야기는 긴장감을 한층 높인 영화이다. 심지어 "폴"은 단순한 심장 쫄깃한 인내력 테스트 그 이상이다. 탄탄한 인물 중심 스토리텔링과 극한 상황 속 유대감에 대한 매력적인 탐구라 할 수 있다. 오늘은 두 여주인공들이 왜 그토록 위험천만한 등반에 도전했는지, 그 비극적 배경을 파헤칠 것이다. 또한 그들의 등반 내내 깔린 불길한 전조들을 꼼꼼히 들여다볼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인공들의 힘겨운 등반 도전을 통해 필수 암벽등반 안전수칙을 도출해 내겠다. 자, 안전벨트를 단단히 맸는지 확인하시길. 이건 한가한 트레킹이 아니라 최근 가장 압도적인 서바이벌 스릴러 한가운데로의 전율 나는 낙하길이다. 우리의 등반을 시작해 보자.

폴 600미터, 2022

베키와 헌터, 무슨 이유로 TV 탑에 올랐을까?

"폴"의 중심에는 아드레날린 가득한 모험을 통해 위안을 찾고자 하는 두 상처 입은 영혼의 이야기가 있다. 그레이스 캐롤린 카레가 연기한 베키에게 600미터 높이 탑 등반은 더 깊은 개인적 트라우마를 가리는 행위였다. 1년 전 남편 댄이 끔찍한 등반사고로 삶을 잃은 뒤, 그녀는 여전히 큰 상실감과 자책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등반은 한때 베키와 댄이 함께 열정적으로 몰두했던 취미였다. 하지만 남편의 추락 이후, 그녀는 높이에 대한 극심한 공포에 시달리게 되었다. 한때는 바람 가른 높이에서 기쁨을 만끽하던 사람에게 있어 가장 잔인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었다. 베키의 모험가 친구 헌터(버지니아 가드너 분)가 청춘 시절 모험심을 회상하며 버려진 TV 탑 등반을 제안했을 때, 베키는 당연히 난색을 표했다. 요즘 그녀로서는 작은 사다리에 오르는 것조차 겁이 났던 것이다. 하지만 헌터는 베키를 계속 설득했다. 헌터 역시 베키가 과거 비극에 사로잡혀 있음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극한 모험은 언제나 헌터에게 있어 심리적 무게를 벗어버릴 방편이었다. 만약 베키가 이 탑 등반으로 과거의 대담했던 기질을 되찾을 수만 있다면, 그녀는 마침내 치유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극단적 형태의 노출치료일지 모르지만, 헌터는 그 방법을 확신했다. 결국 베키의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헌터는 그녀를 설득해 낼 수 있었고, 이로써 전율 나는 탑 등반이 시작되었다.

탑으로 향하는 길의 불길한 조짐들

첫 장면부터 감독 스콧 만은 "폴"에 임박한 끔찍한 사태에 대한 힌트들을 심어놓았다. 우리 주인공들이 고립된 탑 현장으로 향하는 길부터 이미 곳곳에 불길한 조짐들이 깔려 있었다. 베키와 헌터가 낡은 트럭을 몰고 먼지 낀 시골길을 달리는 동안, 그들은 다가올 위험을 예고하는 불안한 광경들을 지나쳤다. 도로 작업반이 쿵쿵 콘크리트를 부수는 소리는 곧 그들을 곤경에 빠트릴 기반 시설의 붕괴를 예견했다. 또한 쓰러져 산산이 부서진 세미 트레일러의 잔해 더미 역시 곧 그들의 삶이 뒤흔들릴 것임을 암시했다. 하늘에는 먹이를 노리는 듯 날개를 펴며 날아다니는 무리의 까마귀들이 보였는데, 마치 다음 밥그릇이 될 그들의 영혼을 기다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들이 마침내 외딴 탑 현장에 도착했을 때, 불길한 분위기는 고조되었다. 녹슨 거대 탑 골조는 사막 바람 속에서 마치 경고라도 하는 듯 덜컹거리고 있었다. 바람에 굴러다니는 마른 잡초 덩어리들은 이 메마른 환경에서 목숨을 부지하려 발버둥 치는 생명체의 떨어져 나간 잔재 같았다. 마치 곧 베키와 헌터도 생명을 부지하기 위해 발버둥 쳐야 할 것을 예고하는 듯했다. 또한 처참한 모습의 동물을 산채로 쪼아 먹는 굶주린 독수리들도 목격했다. 결국 이는 주인공들에게 되돌아가는 게 좋겠다는 경고와 다름없는 전주곡이었다. 하지만 물론 우리 주인공들의 젊은이 특유의 모험심과 오만함은 그들이 위험을 외면하게 만들었다. 녹슨 등반 장비와 의심스러운 건설 사다리를 이용해 올라가며, 그들은 공포와 아드레날린에 취해 있었다. 올라갈수록 배경 음향은 금속 부딪히는 소리와 꽈당 꽈당 케이블이 부러지는 소리로 가득했다. 마치 붕괴 직전의 구조물이 쩍쩍 갈라지는 소리 같아 전율이 밀려왔다. 관객들은 이미 불길한 조짐들을 눈치챘지만, 베키와 헌터는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는 모험가들에 불과했다. 과거 그들처럼 한계를 밀어붙이는 데만 신이 나 있었을 뿐이다. 이는 절정의 스릴을 천천히 쌓아가는 수법으로, 비극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우리 역시 완벽히 방심한 채로 덫에 걸리고 만다.

<폴 600미터>에서 배운 암벽등반 안전 수칙

"폴"이 극단적인 상황의 픽션일지라도, 영화는 제대로 된 등반 준비와 안전 수칙의 생사가 걸린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우리가 베키와 헌터가 완전히 예방 가능한 지옥 속으로 빠져드는 모습을 지켜보며, 그들의 무모한 실수가 등반가라면 절대 피해야 할 일임을 알게 된다. 가장 큰 과오는 아무런 계획이나 사전 조사 없이 무작정 등반에 나섰다는 점이다. 그들은 아무에게도 행선지를 알리지 않은 채 외딴 탑으로 향했으니, 완전히 제3자의 시선에서 벗어난 상태였다. 만약 그들이 그 탑의 역사와 소유권을 조금이라도 살폈다면, 그곳이 놀이터가 아니라 철거가 예정된 현장이었음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더구나 그들은 제대로 된 안전장비와 기술을 전혀 갖추지 않은 채 등반에 나섰다. 낡고 녹슨 오래된 장비들을 사용했고, 의심스러운 건설용 사다리를 이용해 올라갔으니 언젠가는 뭔가 치명적으로 잘못될 수밖에 없었다. 경험이 많은 등반가라면 반드시 제대로 관리된 장비를 사용해야 하고, 모든 안전고리와 로프에 이상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또한 허물어져 가는 구조물을 손잡이 삼아선 안 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베키의 불안정한 정신상태 또한 안전상의 큰 위험 요소였다.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공포에 떨고 있는 그녀로서는 그 높이를 오르기엔 전혀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책임감 있는 등반가라면 반드시 신체적, 정신적으로 등반에 몰입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주의가 분산되어 현실 인식을 잃는 일이 없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한계를 알고, 상황이 위험해지면 등반을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겠다. 영화에서 여러 차례 금속 삐걱거리는 소리와 탑 기둥이 흔들리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는 구조물이 심각하게 불안정해졌음을 보여주는 징조들이다. 이런 상황에서라면 합리적인 등반가라면 금세 철수했을 것이다. 자아도취와 과시욕은 후퇴가 현명한지 판단할 때 치명적인 방해물이 될 수 있다. 영화에서 그들이 고립된 600미터 높이 안테나 발판에 갇혔던 지옥과 같은 상황은, 경계심 있는 등반가라면 절대 발을 들이지 않을 악몽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폴"은 안전에 무게중심을 두고 한계를 인정하는 등반가의 겸손한 자세가 왜 생명을 지키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끝내며

압도적인 긴장감과 놀라운 내면 탐구력으로 "폴"은 최근 가장 인상적인 서바이벌 스릴러로 자리매김했다. 600미터 상공에 매달려 탈출구가 없다는 전제 자체가 등골이 오싹하지만, 이 영화가 진정 빛나는 건 인간 내면을 꿰뚫는 통찰력에 있다. 우리는 모험 추구가 상실의 슬픔을 달래려는 해로운 방편이 될 수 있음을 보았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살아남으려는 인간의 굳건한 의지를, 그리고 우리를 암흑에서 이끌어낼 친구의 끈끈한 유대를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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